홀로서기

일에 점점 적응해가고 있다. 아직 서투르긴 하지만, 예전처럼 리뷰하는 일이 어색하진 않다. 일은 즐겁고,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도 좋다. 그런데 가끔, 설명하기 힘든 공허함이 찾아온다.

 

처음엔 그 공허함이 외로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연락해 모임을 가졌다. 친구들을 만났을 땐 정말 즐거웠다. 마치 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친구들의 선택과 이야기를 듣는 것도 참 좋았다. 하지만 모임이 끝난 후에도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외로움이 원인은 아니었다.

 

다음으로는, 내가 회사 일과 맞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첫 직장이기도 하고, 나는 원래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동기들에 비해 동료들과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일을 잘하자’는 목표 아래 최선을 다했고, 다행히 동료들도 그 노력을 알아봐 주었다. 덕분에 일에는 점점 적응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공허함은 계속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인간관계의 문제인가 싶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의 관계를 하나씩 되짚어봤지만, 모두 큰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잘 지내고 있었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문제는 나 자신과의 관계였다. 회사에 적응하면서 나도 모르게 ‘정착’해버렸다.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해보려 하지 않았고, 설령 안다고 해도 돈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실천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공허함에 대한 해결책을 나 자신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찾으려고 했다. 회사 동료, 친구들, 가족들에게 찾으려고 했다.

해답도 해결책도 나에게 있다. 그러니 나에게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