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4] 대화, 인간관계, 성장

직장인이 된 지 94일째, 일상대화

직장인이 된 지 벌써 94일이 지났다.

곧 100일을 맞는다.

 

첫 한 달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처음 맡은 기획 업무에 방향도 잡지 못하고 헤맸다.

하지만 이제는 한결 익숙해져서,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기획을 해내고 있다.

그 사이 프로젝트 관리도 조금씩 맡기 시작했고.

 

업무적으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주제가 정해져 있고, 내가 묻고 상대가 답하면 그만이다.

깔끔하고 효율적이다.

 

그런데 업무 의 대화는, 그게 참 어렵다.

뭘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대화에 대한 고민

 

이야기를 꺼내면, 친구들은 이렇게 되묻는다.

“굳이? 일만 잘하면 되는 거 아냐?”

맞는 말이긴 하다.

회사라는 곳은 어차피 ‘일’을 하러 오는 곳이니까.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회사에서도 일만 하지는 않는다.

밥도 같이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함께 웃기도 한다.

관계를 맺고, 쌓고, 풀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함께 보낸다.

 

심지어 우리 회사는 좋은 관계를 장려하기도 한다.

그 시작은 아주 단순한 것, 대화다.


업무 외 대화가 어려운 이유

요즘엔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해서.

 

대부분 ‘자기 취향’이나 ‘경험’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한번 찾아봤다.

 

  • 취향: 좋아하는 것
  • 경험: 보거나 듣거나 느끼며 겪은 일,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

 

그리고 깨달았다.

아, 나는 취향도, 경험도 부족하구나.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해본 적도, 새로운 시도나 도전을 자주 해본 것도 아니다.

늘 익숙한 것 안에서, 일만 하며 살아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할 이야기가 없는 것도 당연하다.


삶이 정체된 느낌과 이유

사실 요즘 들어 삶이 좀 정체된 느낌이었다.

특별히 힘든 것도 없고, 문제도 없는데… 뭔가 막혀 있는 느낌.

그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삶이란 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일, 인간관계, 취미, 건강, 시간의 여유…

이 모든 게 함께 어우러져야 ‘내 삶’이 완성된다.

 

나는 업무적으로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지만,

그 외의 것들은 그대로였다.

그래서 삶 전체로 보면 큰 변화 없이 멈춰 서 있었던 거다.


성장이라는 것

‘성장’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점점 커지는 것.

 

삶이 성장한다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거나,

하던 걸 더 잘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 대상은 일일 수도 있고, 취미일 수도 있다.

몸일 수도, 마음일 수도, 수입일 수도.

무엇이든 변화 가능한 것이라면 성장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화는 삶의 결과다

 

결국 이렇게 정리할 수 있었다.

 

대화를 잘한다는 건, 내가 다채롭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겪었는지가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가 된다.

 

삶이 자라고 있다면, 나는 잘 살고 있는 거다.

그러니 이쯤에서, 새로운 취미 하나쯤은 시작해보는 게 좋겠다.

그리고 일 말고도, 내 삶 그 자체에 더 집중해봐야겠다.

 

p.s.

언제나 그렇듯, 질문과 답은 간단하지만…

그 사이를 찾아가는 길은 참 많이 돌아간다.